학술지『기억과 전망』 48호 발간
학술지『기억과 전망』 48호 발간
-‘사회적 배제와 인권’을 특집 주제로 사회적 배제를 줄이고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본질 다룬 5편 논문 수록
- 장애인, 부랑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사회적 배제의 현주소와 국가의 인권 보호 책임 강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 이하 사업회)가 민주주의 전문 학술지 『기억과 전망』 제48호(2023년 여름호)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학술지는 ‘사회적 배제와 인권’을 주제로 5편의 특집논문과 일반논문 3편, 돌봄정치에 관련된 주제서평을 실었다.
□ 특집 사회적 배제와 인권
정정훈(성신여대)의 「사회적 배제와 장애화 그리고 장애정치의 역량」은 어떤 취약성은 일정한 사회적 조건 때문에, 특히 산업사회에서 무능력함으로 인식됨으로써 비로소 ‘장애’가 된다고 지적한다. ‘포함하면서 배제’하는 권력에 맞서 인간 해방을 추구하는 ‘장애 정치’가 모든 사회적 배제에 맞서는 보편적 ‘인권의 정치’로 가는 길을 모색한다.
김일환(서울대)의 「‘시설화된 돌봄’과 그 이면: 1960~1970년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의 운영과 변화」는 1975년 보호소의 운영이 마리아수녀회에 위탁된 전후의 과정을 살펴본다. 개인적인 돌봄이 대규모 인원 관리에 적합한 형태로 ‘시설화’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돌봄 제공자의 개인 품성이나 비리 폭력과는 상관없이 돌봄 수혜자와의 위계와 권력관계 속에서 구조적으로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백승덕(징병문제연구소)의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제도화와 섹슈얼리티 사사화」는 성소수자의 병역거부 문제를 다룬다. 한국 군대에서는 동성애를 색출해 처벌하거나 병리화하여 병영 바깥으로 내쫓으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동성애자의 군복무 거부를 부정하는 모순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를 ‘성적 지향의 사사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병무 당국의 모순적인 섹슈얼리티 통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관욱(덕성여대)은 「권위주의 정권기 부랑인 집단시설의 의료화 및 약물화 사례 고찰」을 통해 권위주의 정권기에 부랑인을 수용한 집단시설에서 의료와 약물이 특정 집단의 사회적 배제와 반인권적 통제를 위해 사용된 방식을 연구한 사례를 소개한다.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벌어진 자기모순적인 일들, 즉 사람을 살게 하겠다면서 죽게 내버려 두는 일들을 파헤친다.
특집논문의 마지막 글은 김재형(한국방송통신대)의 「한국 집단수용시설의 법제도화와 인권침해, 그리고 국가 책임」이다. 집단수용시설의 설립과 운영방식이 근거하고 있는 법제도와 실제 운영의 괴리를 살폈다. 법률에 최소한의 인권 보장 규정이 있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았던 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특정 정권의 악행이 아니라 정부의 책임 방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 일반논문: 보통 사람들의 노력으로 꽃피운 민주주의
김귀옥(한성대)의 「1970, 1980년대 재독 한인의 한국민주화운동: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중심으로」는 ‘민주사회건설협의회(민건)’이라고 불렸던 단체의 이야기를 다룬다. 1974년 민건을 세우는 데 실명으로 참여한 55명 중에는 광부와 간호사로 대표되는 파독노동자들이 유학생이나 교수, 종교인 못지않게 많은 수를 차지했고 이후 활동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돕기 위한 단체에서 시작하여 현재는 다양한 민주주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
배병욱(동아대)의 「부마민주항쟁의 서막, 1979년 9·17 부산공업전문대학 시위의 진상」은 다양한 참여자들의 구술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부산공전 시위 사건을 다룬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 시위 한 달 전에 타대학과의 연합시위와 시내 진출 시위를 계획했던 부산공전의 계획은 부마항쟁의 서막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박민서(이화여대)의 「‘민주시민교육지원 조례’와 ‘숙의민주주의 조례’에 내포된 시민 공화주의 연구」는 공화주의 이념을 현대적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려는 이론적 노력과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 상황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 속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규범적·실천적 노력으로서 민주시민교육지원 조례를 살펴보았다. 현행 조례들을 분석하고 시민공화주의와 숙의민주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추후 보완할 사항도 지적했다.
□ 주제서평
주제서평은 홍찬숙(서울대)이 한국의 돌봄 연구자들이 많이 인용하는 번역서 네 권을 비교 분석했다. 심리학적으로 돌봄 문제에 접근하는 길리건의 『담대한 목소리』, 자유주의적 정의론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려는 키테이의 『돌봄: 사랑의 노동』과 트론토의 『돌봄 민주주의』, 그리고 돌봄의 자본주의적 분배 문제를 비판하며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프레이저의 『좌파의 길』은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돌봄 문제를 다룬다. 각각의 주장들이 등장한 이론적 배경와 주요 쟁점을 설명한다.
학술지 『기억과 전망』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kdemo.or.kr/)와 한국민주주의연구소(ikd.kdemo.or.kr/)를 통해 구독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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