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국 민주화운동의 어머니를 보내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고 임기란 전 민가협 상임의장 애도 성명
고 임기란 전 민가협 상임의장 애도 성명
양심수의 어머니, 임기란 전 민가협 상임의장이 오늘(30일) 세상을 떠났다. 이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지선 이사장)는 민주화운동의 어머니를 잃은 깊은 슬픔에 애도를 표한다.
임기란 의장은 1985년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창립을 주도하고 1987년 6월항쟁 당시 전경들의 가슴에 꽃을 달아주고 삼베수건 쓰고 이한열 열사 장례식에 앞장섰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을 뿐 병석에 눕기까지 무려 27년을 ‘거리의 어머니’로 인권 현장 한가운데서 싸웠다.
한 해 1천명 넘는 양심수가 양산되던 권위주의 체제에서 임기란 의장 등 민가협 어머니들의 헌신적 노력은 암흑천지 한국 사회의 한줄기 빛이었다. 1993년 9월에 시작된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를 1천회가 넘도록 주도했고, 80~90년대 안기부, 남영동 대공분실 등 고문 등 국가폭력의 현장에서 몸을 던져 싸우며 고발했다.
1995년 세계최장기수 김선명(45년 복역)을 비롯한 비전향장기수들을 석방시키고 그중 일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2000년 비전향장기수 63명 송환)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 제정 등 인권과 민주주의를 제도적 정착시키는 데도 일익을 담당했다.
“내 자식 남의 자식 따로 없다”는 임기란 어머니의 정신은 피해자가 주인공이 되는 운동의 표상이 되었다. 자식의 구속과 고문을 경험한 뒤, 다른 사람들이 이와 같은 고통을 겪게 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민주화운동의 앞자리에 섰다.
자신의 고통을 밑바탕 삼아 정의와 사랑을 실천한 임기란 어머니의 삶은 후대들에게 깊은 울림이 아닐 수 없다.
임기란 의장은 2006년 제1회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석류장, 국가인권위원회 수여) 및 2017년 불교인권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감사인사가 부족하다.
제도도 법도 그 아무 것도 작동하지 않았던 독재정권 하에서 고문당하던 사람을, 불법연행당하던 사람들을, 0.75평 독방에서 갇혔던 사람들을 온 몸으로 싸워서 풀어냈다. 엄혹한 시대 인권을 지킨 어머니, 임기란 여사의 27년 노고에 감사드리며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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