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 구로지부는 89년 4월4일 어용노조가 지부노조 임원4명을 제명시키는 등 탄압을 노골화하자 준법투쟁을 통해 자주적 조합활동의 보장과 제명철회를 요구하였다. 준법투쟁 12일째, 지부간부 5명이 삼미노조에 연대갔다 오던 중 강제연행되자,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은 4월1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다. 5월4일 회사측이 구두로 합의한 전날의 교섭을 번복하자 이에 격분한 쟁의부장인 김종수 동지가 “민주노조 사수하자” “셋방살이 노동자의 서러움은 싫다” “동지들을 처벌하지 말라”고 외치며 분신하였다. 김종수 동지는 밤 11시30분경 차마 눈을 감지도 못한채 공안정국의 ‘무노동 무임금’ 논리와 회사, 본조의 지부탄압에 온몸으로 항거하며 영원히 우리곁을 떠나갔다.



동지가 남긴 말


세상 살아가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진실을 알면서도 회피하는 것,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당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은 동지에 대한 배신이다.



동지를 생각하며


<비문 중에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요구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매도하며 노조를 탄압하는 독재정권에

분노를 금치 못하겠다던 김종수 동지는

평소에 차분하고 조용하던

언제나 자신의 역할이 부족한 것을 미안해 했던

23살의 책임감 강한 청년이었다.

그의 참된 위대성은 소박한 마음가짐에 있었고

참으로 올바르게 세상을 사는 방법을 알았을 때

평탄하고 안이한 삶이 아닌

고난과 도전에 직면하여 분투항거할 줄 아는 실천하는

진짜 노동자였다.

故 김종수 열사,

그는 2천5백만 노동자들의 선봉에 선 횃불이 된 것이다.



<추모시> - 사랑보다 더 깊은 진실속에(한선주)


오월의 눈부신 햇살아래

우리의 분노를 태워버린

김종수 동지여

삼켜버릴 것 같은 함성

피맺힌 절규

노조탄압 중지하라

무노동 무임금 철폐하라

아! 동지의 육신은 우리곁에 없지만

동지의 뜻 천만 노동자 가슴속에

영원히 타오르고 거대한 불꽃으로 남아있으리라

사랑보다도 더 깊은 진실속에 망울지는 눈망울

아～ 검게 탄 진실이여

아～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여

마석모란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