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종만열사 32주기 추모제
○ 일 시: 2016년 11월 26일(토) 12:00
○ 장 소: 일산기독공원묘역
행사 정보
토요일
2016-11-26
일산기독공원묘역
지도에서 보기
인물 정보
박종만(당시 36세)
1948년 2월 부산 출생
1968년 서라벌 고등학교 3년 중퇴
1982년 10월 (주)민경교통에 입사
1983년 3월 노조 복지부장으로 일함
1984년 11월 30일 “내 한 목숨 희생되더라도 더 이상 기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
- 제 30차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인정자
1968년 서라벌 고등학교 3년 중퇴
1982년 10월 (주)민경교통에 입사
1983년 3월 노조 복지부장으로 일함
1984년 11월 30일 “내 한 목숨 희생되더라도 더 이상 기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
- 제 30차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인정자
84년 11월 노조 일로 자주 승무를 못한 사무장 이태일씨를 무단결근 등의 터무니없는 구실을 붙여 해고시키자 이에 11월27일 노조 간부들과 대의원들이 모여 해고 음모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결의하여 29일부터 박종만, 배철호, 안을환 동지가 단식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11월30일 해고철회를 요구를 위해 전무를 찾아갔으나 오히려 “3인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하자 이 소식을 들은 박종만 동지는 동료들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실에서 밖으로 뛰어나오며 “노동조합 탄압 말라.. 사무장을 복직시켜라, 부당한 대우를 개선하라.”고 외치며 분신, 오후 8시30분경 안타깝게 숨을 거두었다. 동지를 생각하며 “내 한목숨 희생되더라도 .....” 오전 10시쯤 되었을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박종만 동지는 기숙사 숙소로 들어갔다. 배차일지 뒷장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 한목숨 희생되더라도 기사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겠다····”동료기사인 안을환 동지는 “무엇을 쓰는 거냐, 괜히 딴 생각말어”하였지만 뭔가 이상했다. 이때 쓴 유서는 그의 잠바 주머니에 분명히 있어야 했으나 사고 뒤 숙소에서 발견된 그의 잠바에는 동전 몇개와 면도칼만이 남아 있었다. 11시, 동료들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박종만 동지는 회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배철호가 아무래도 이상한 예감이 들어 사무실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러나 안에서 잠겨있었다. 배철호가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어”하며 사무실 좌측의 창문을 열기위해 사무실을 돌아가는데, “꽝”하고 문이 열리더니 불덩이가 뛰어 나왔다. 석유를 뒤집어 쓴 박종만 동지였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노동조합 탄압말라! ····아이구 뜨거워 ···부당하게 해고된···기사들을 ···복직시켜라!···부당한 대우를 개선하라, 아이구 뜨거워···” 신음을 내면서도 그는 중간중간에 요구조건을 외쳤다. 동료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면서도 그는 요구조건을 외치기를 그치지 않았다. 84년 11월30일 오후 8시50분 그는 사랑하는 부인과 두 아들을 남겨둔 채 36살의 젊은 생을 “내가 이렇게 떠나면 안되는데···아직도···할 일이 많은데···”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채 운명하였다. 이 땅의 수많은 운수 노동자들의 대변자가 되어 ‘내 한목숨 희생되어 기사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면 ···’ 이라는 한가닥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살아서 싸워나갈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그는 그렇게 우리 앞에서 떠나갔다. 동지를 생각하며 <추모시> - 불살라 살라라 (박노해) 불살라 살라라 운전생활 10년만에 깡만 남아 피로와 독기와 성깔만 앙상한 내 육신을 불살라 살라라 엿같은 세상 좆같은 새끼들 우리 운짱들 피와 땀을 점잖게 합법적으로 빨아먹었지 지옥타종처럼 울리는 시계소리에 무겁게 일어나 찬 새벽거리를 더듬어 가는 출근길 부석한 동료들과 담뱃불을 건네며 배차표를 받아들고 부웅 땡겨 달리면 총구를 떠난 탄알처럼 또 하루를 훌치며 밟아댄다. 인도로 눈깔을 번득이며 1차선에서 3차선으로 지그재그로 날아 밟아 깜짝아찔놀라 오그라드는 심장을 달래며 전경순시 피해가며 신호위반 찔러 박기 합승행위 퇴근시간 지나 어둠이 깊어도 사납금 못 채운 초조한 가슴으로 엉덩이에 바람한번 쐴틈없이 목숨 걸고 달리다 보면 또 다시 새벽, 사납금을 헤아리고난 피같은 지폐 몇 장의 쓴 소주잔보다 쓰라린 배신이여 불살라 살라라 빼앗길 대로 빼앗겨 짓눌릴 대로 짓눌려 배신 당할 대로 배신당하여 뼛속같이 사무친 분노의 이글거림으로 사납금의 올가미를 취업카드를 자율버스를 노동악법을 모진 탄압을 저 착취와 억압의 반동세력을 내 온몸에 끌어안고 불살라 살라라 벗들아 동지들아 내 한 몸을 불살라 시커멓게 그슬은 육신으로 숯불처럼 내연(內燃)하며 우리들 가슴속의 비굴함과 나약함을 살라 새차의 유혹과 개인택시의 미끼를 살라 대가리에 가득찬 지배논리의 똥을 살라 캄캄한 암흑세상을 불꽃으로 우리 운짱들의 쌍라이트 보다 찬란한 투쟁의 불기둥으로 살아나 하얗게, 눈부시게 하얗게 살아나 미친 듯이 타오르며 춤추고 싶네 노동운동의 장엄한 불기둥으로 살아 우리를 착취하고 지배하고 억누르는 모든 반동세력을 불사르고 모락모락 연기 오르는 평등한 새땅, 노동자가 주인된 삼민(三民)의 새아침에 햇살 눈부신 활짝 트인 도로 위를 민중의 발이 되어 달리고 싶네 무리벗님 자매형제 기쁨으로 모시고 평화로운 통일조국의 화창한 산하를 서울에서 평양까지 산들바람에 휘파람불며 거침없이 느긋하게 달리고 싶네 불살라 살라라 해방의 그날까지 내 한 몸을 타 들어가는 도화선으로 폭풍처럼 파도처럼 솟구치는 투쟁의 불기둥으로 폭발치는 활화산으로 타오르며 모든 억압과 착취를 불살라 저 악랄한 삼반(三反)세력을 살라 불살라 살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