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호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서 민주인권기념관 - ‘기념관’을 넘어 ‘플랫폼’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시민참여를 통한 민주주의의 확대’와 ‘디지털 혁신’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는 오늘날 시민뿐만 아니라 민주인권기념관이 맞닥뜨린 과제이다. 민주인권기념관은 ‘전통적’ 기념관을 넘어 민주주의 실천 주체로서 시민의 의미를 확인하는 적극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
독립기념관이 ‘민족의 공간’이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국민의 공간’이라면 민주인권기념관은 독재정권의 폭압적 통치에도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성취,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시민의 실천과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상징하는 ‘시민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시민의 공간’으로서 민주인권기념관은 과거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기념관(memorial)의 역할을 넘어 시민들이 자기 역사에 대한 경험과 기억 속에서 현재의 민주주의를 진단하고 성찰하며, 참여와 실천을 통해 미래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남영동에서의 국가폭력은 민주화운동과 분리되어 설명될 수 없다. 민주인권기념관은 폭력적 억압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공동체를 실현·발전시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실천이라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적 궤적과 역동성을 드러내고 현재의 민주주의와 소통하는 기념관이라는 과제를 갖고 있다.
민주인권기념관은 현재 민주주의와 소통하는 ‘역사기반 민주주의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가속화에 따라 일상화된 온·오프라인 믹스는 민주인권기념관이 현재까지의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과거에서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시민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서의 발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기존의 전시기획이 오프라인에서의 전시를 온라인에서 볼 수 있게 하거나 사료와 사진 등 세부 정보를 디지털화된 방식을 보여주는 오프라인 기반 온라인 전시였다면, 향후 기념관은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전시로 확장될 수 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역사기반 민주주의 플랫폼으로서 민주인권기념관은 한국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민주주의의 실험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민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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